김재현 2010년시즌후 은퇴 선언. 그리고 그에 대한 회고.

KS 시작하기전에 감독님께 상의하지 않고(이렇게 말했던 것 같은데요) 전격 발표를 했습니다. 엘지팬이면서 SK를 세컨팀으로 응원하는 이유가 바로 김재현때문이었습니다. 75년생의 나이로 은퇴하는게 늦은건 아니지만 양준혁이나 이종범같은 전설적인 선수들만큼 해주길 바랬기에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엘지팬이면서도 엘지져지가 아직 없는게 등에 새기고 싶은 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엘지가 김재현을 내치지 않았다면 아마도 7번 김재현이 새겨진 져지를 저는 가지고 있겠죠. 요즘은 김재현 새긴 SK져지라도 살까 하는 고민까지 할 정도입니다만, 세컨 응원팀이라곤 해도 워낙 안티가 많은 팀이라 섣불리 사서 입을 용기는 안 나고 있습니다. 쩝..

그런 김재현이 은퇴를 한다고 하니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그러네요..한번 언젠가 그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적어볼까합니다.

94년 혜성같이 등장한 고졸신인 김재현. 신인 첫 해에 20-20을 기록하면서 엘지팬들은 큰 기대를 갖게 되죠.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몇년내에 3할 30홈런을 칠거라고 기대했습니다. 94년 막판 3할은 실패했지만 .289에 21홈런 21도루 80타점이라는 신인답지 않은 엄청난 기록을 내죠.

그런데 94년말에 어딘가에서 행상 설문조사인데, 2년차 징크스에 걸릴 것 같은 선수 순위에 김재현이 1위였습니다. 재밌게도 김재현은 2년차 징크스에 정확하게 적용이 되어버립니다. .255에 15홈런. 설마 했는데 그런 아쉬운 성적을 냈습니다.

그 이후로도 기대했던 3할 30홈런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성장해서, 비록 타고투저가 극심한 99년이지만. 이병규마저 30-30을 기록한 해이지만 .287에 21홈런 94타점을 기록합니다. 2000~2001년은 홈런 타점은 줄어들지만 타율은 3할대를 찍고 있죠.

그러던 2002년..청천벽력같은 선고를 받습니다. 고관절괴사증인가요. 다리뼈가 썩어간다는..엘지팬들은 충격에 빠집니다. 이 젊고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가 왜 그런 병에 걸리는 것인가...김성근 감독의 엘지는 김재현 없이 시즌을 치릅니다. 99년부터 2001년까지 하위권에 맴돌면서 90년대 중후반 강팀의 면모가 사라져가던 엘지는 김재현 없이 4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운명의 코리안시리즈. 삼성과의 경기였습니다. 정말 아쉽게 시리즈를 내 줬습니다만, 김재현의 모습은 많은 엘지팬에게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고관절 괴사증으로 선수생활을 종지부찍을 지도 모르는 김재현을 대타로도 쓸 수 있으니 데려간다고 엔트리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다리뼈가 썩어가면서 걷지도 못 하는 선수를 대타로 넣을 수나 있는걸까 싶었습니다. 마지막 KS가 될지도 모르니 구경만이라도 시켜주려고 한게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대타로 내보냅니다. 그리고...엘지팬이라면 누구도 잊지 못 할 2루타성 타구를 칩니다. 절뚝거리면서 1루에 도착한 김재현. 누구도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그런 투혼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내내 활약이 미미하던 이승엽의 홈런으로 시리즈는 삼성에게 넘어가고 맙니다. (시리즈 내내 멩활약한 마해영만 잘 막았더라면 KS 우승은 LG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김재현은 사라졌습니다. 수술을 하면 정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선수로서는 쉽지 않다는 기사를 봤던 것 같네요. 그래서 김재현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그는 기적같이 돌아왔습니다. 2004년에는 예전 못지 않은 활약까지 합니다.

하지만..엘지 구단은 그를 버립니다. 당시사건을 각서파동이라고도 하죠. 정확한 내용은 생각이 안 납니다만 고관절 문제가 생길 경우 연봉을 못 주기로 했던가..치료는 본인이 알아서 하라는 거였던가...김재현으로서는 문제가 없으니 이런 각서는 쓸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김재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을 듯 합니다. 결국 엘지는 그 결정으로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를 잃게 됩니다. 이후 이상훈, 유지현 등 팬의 원성속에서 계속 리더감을 잃고 맙니다.

SK는 김재현에게 다른 조건을 달지 않고 영입합니다. 2005년 .315에 19홈런 77타점. 엘지에게 보란듯이 좋은 활약을 펼칩니다. 2006년에는 .287 8홈런 51타점으로 다소 부진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하죠. 그러나 2007년. 엘지팬에게 눈룸의 안타를 보여주게 만든 장본인인 김성근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적응을 하지 못 하면서 .196 5홈런 19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맙니다.

김재현도 이제 끝났나 싶었으나, 김성근 감독은 그를 KS 엔트에 올려버럽니다. 시즌 막판에 플래툰 시스템에 적응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기도 하고, 타격감도 좋은 상태였기에 그를 불렀습니다.

1,2,차전은 누구나 알다시피 두산에게 홈에서 2연패합니다. SK의 첫 우승은 그렇게 날아가버리나 싶었으나 3차전부터 맹활약한 김재현을 필두로 (그리고 벤치 클리어링도 분위기 반전에 효과적이었던 듯 합니다) 기적같은 4연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하고 김재현은 MVP까지 수상하게 됩니다. 김재현은 2연패뒤 4연승이라는 첫 사례를 만든 중심인물로서 또 한번 팬에게 각인됩니다.

화려한 부활이었습니다. 2008년 플래툰 시스템에 완전 적응한 김재현은 .310 10홈런 60타점이라는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냅니다. KS에서도 쏠쏠하게 했는데 최정이 더 좋은 활약을 해서 MVP는 최정이 가져갑니다. (사실 2008년 시리즈는 SK가 잘했다가 보다는 두산이 자멸한 시리즈로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MVP라기엔 초라한 성적이었죠)

2009년. 시즌 중반까지 빈타에 허덕이다가 후반에 좋은 타격감으로 3할대까지 끌어립니다. .301 10홈런 51타점. 고작 289타석 들어선 선수 치고는 준수한 성적입니다. 그의 도전은 계속 진행중입니다. SK가 우승을 못 하더라도 남은 경기에서 김재현의 좋은 활약을 보고 싶은게 팬으로서의 바램입니다.

홈런을 치고 공을 바라보며 걸어갈 때 가장 멋있는 선수가 제게는 김재현입니다. 폼잡는게 그렇게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항상 뭔가 믿음이 가는 타자이기도 하고, 시련에 굴하지 않고 게속 이겨내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김재현을 좋아합니다. 이제 선수인 그를 볼 수 있는 기간은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의 성격으로 봐서 말바꾸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의 마지막 모습을 머리속에 담아두고 싶습니다.

몇 경기 남지 않은 2009년 KS. 그리고 남은 2010년 시즌.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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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방진천사 | 2009/10/18 00:04 | 스포츠이야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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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10/18 08:54
김재현 선수 초창기에는 연속 출장 기록이 가능한 선수라고 평한 사람도(허구현?) 있었는데 괴질 때문에;;;
그런데 결혼 했단 이야길 못 들은 것 같은데 결혼은 했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건방진천사 at 2009/10/19 12:43
요번 은퇴 결정도 아내와 얘기했다는 기사를 본 것 같아요
Commented by Worker at 2009/10/18 18:51
김캐넌, LG의 최고의 우익수.. 정말 부상만아니었으면 화려한 기록들을 남길수있엇던 그였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Commented by 건방진천사 at 2009/10/19 12:44
정말 아쉽죠..기대한것같은 3할30홈런100홈런은 몰라도 엄청난 누적스탯을 기록해줄 수 있는 선수였죠.
병만 아니었으면 계속 엘지에서 뛰면서 레전드가 되어가고 있을텐데..
아, 아니다..엘지 프런트에서 또 ㅄ짓하면서 내쳤을 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아리엘마스터 at 2009/10/19 13:06
SK팬으로서 캐넌히터 김재현의 모습을 내년까지밖에 볼수 없다는게 정말 가슴아픕니다.
올해 만신창이가 된 SK를 여기까지 이끌어온것도 주장인 김재현의 리더십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이 마지막이라니 정말로 아쉽습니다. 정말로..
Commented by 건방진천사 at 2009/10/22 21:25
맞습니다 차포 뗀 SK를 이끈건 김성근 감독님과 주장 김재현이었죠.
송진우선수나 장종훈선수처럼 좀 더 나이먹어서까지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이정도에서 은퇴하는 것도 김재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홈런칠 때도 멋있더니 은퇴마저도 멋있는 김재현 선수가 오늘 5차전은 못 했으니
6,7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양스타 at 2009/12/23 23:43
캐넌 히터 역시 Cool~하네요. 몇 년간 더 보고싶은 선순데ㅠㅠ
Commented by 건방진천사 at 2009/12/25 02:05
그쵸? 은퇴마저도 김재현답습니다. 올해 한거를 봐서는 full-time으로는 힘들지 몰라도 1년에 80경기 정도면 충분히 좋은 활약을 3~4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Commented by 채운 at 2009/12/24 09:44
김재현 선수의 은퇴경기는 꼭 LG-SK전으로 해드렸으면 좋겠어요. 물론 문학에서 하긴 해야하지만, LG팬 분들도 많이 오실 수 있도록 하면 좋겠네요. SK팬이지만 LG도 꽤 좋아하는데. 내년에는 가을에 두 팀 함께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싶네요 ㅋㅋ
Commented by 건방진천사 at 2009/12/25 02:06
LG의 가을야구는 당분간 힘들 듯 싶네요.^^ 엘지팬으로서 엘지 가을야구 보고 싶긴 하지만 좀 더 근본적인 부분부터 수술해 나간 다음 SK같은 막강한 전력이 되어서 대결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김재현 선수의 은퇴경기는 정말 엘지전이면 좋겠네요. 엘지팬들도 그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정말 많을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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